[이젠 환경경영] 친환경 산업이 기업 성장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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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경영이 기업 운명을 바꾼다."
지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이 지난 16일 본격 발효되면서 환경경영이 기업들의 중요한 경영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과정을 갖추고,친환경적인 완제품을 팔지 않고선 기업의 경쟁력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공장과 제품은 기업의 생존마저 좌우할 정도다.
각종 환경규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애써 개척해 놓은 시장까지 잃을 수 있다.
실제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제품 생산공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CO₂배출규모가 세계 9위여서 오는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온실가스 감축,신.재생 에너지 개발,설비개선 등 준비태세를 갖추지 않을 수 없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철강,석유화학,발전회사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이유다.
포스코가 CO₂배출량을 줄이는데 2008년까지 8천9백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이나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동서발전이 2017년까지 1조2천억원을 투입,CO₂감축,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나서는 게 대표적이다.
SK㈜나 LG화학이 기후변화협약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화탄소(PFC)를 2010년까지 10% 줄이기로 했다.
환경경영은 글로벌 경영의 한 축이기도 하다.
환경오염물질 배출규제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 탓이다.
각국의 환경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수출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온실가스 감축 1차 이행기간(2008∼2012년)이 적용되는 EU(유럽연합)가 그런 지역이다.
자동차 업계는 EU의 CO₂규제로 인해 유럽지역 수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EU와 맺은 국가별 자율규제 약속에 따라 오는 2009년까지 EU 수출차량의 CO₂배출량을 대당 1백86g/㎞에서 1백40g/㎞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메이커들은 CO₂배출량을 줄인 엔진을 개발하고 하이브리드(휘발유와 전기에너지를 혼용하는 자동차) 등 친환경차를 선보이는데 향후 4∼5년간 수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규제만이 아니다.
EU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전기·전자장비 폐기물처리 지침(WEEE)'과 '유해물질규제 지침(RoHS)' 등은 국내 수출기업에 많게는 수천억원의 원가상승 부담을 안길 것으로 추정된다.
WEEE란 유럽에서 전자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가 소비자들이 버린 폐가전제품을 직접 수거해 폐기처분하는 제도다.
RoHS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에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및 브롬계 난연재 2종류(PBB,PBDE) 등 모두 6종류의 유해물질을 없애도록 한 규제다.
이같은 규제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은 가히 전사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사 환경안전경영위원회'를 구축했다.
가전제품은 아예 납땜 없이 만들기로 했다.
지난 2002년부터는 국내에 시판하는 모든 VCR 제품에 무연(無鉛) 합금을 이용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 환경규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동안 공들여 확보해 놓은 시장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이제 환경경영은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한 필수코스"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