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나 창업자 가족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성과가 더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투자 전문 잡지 '스마트머니' 최신호는 미국 S&P500 기업 중 가족 지분이 5% 이상인 기업은 3분의 1에 달하며,이들 기업의 성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템플대학교 데이비드 립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가족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이익과 가치가 가족기업이 아닌 경우에 비해 10% 정도 더 높았다. 스마트머니는 가족 기업이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단기적 성과를 중시하는 최고경영자(CEO)를 둔 일반 기업에 비해 더 많은 이익을 내고 기업가치도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립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또 가족기업들 가운데 이사회가 독립적이며 임원이 독자적 권한을 갖고 있는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더 좋은 실적을 냈다고 전했다. 가족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적절하게 이사회의 견제가 이뤄지는 기업의 가치가 더 높다는 분석이다. 스마트머니는 또 가족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해온 '패밀리 헤리티지펀드'는 광고비 등을 포함한 운영비의 비율이 전체 펀드 설정 금액의 1.3% 정도로 비교적 높은 수준(보통 펀드의 운영비는 1% 수준)임에도 불구,15년동안 매년 시장 평균보다 1%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오하이오대학교의 리디거 페렌브라흐 교수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의 2천개 대기업(평균 시가총액 40억달러) 가운데 창업자가 CEO인 3백61개 기업의 주가를 집중 추적한 결과 이들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다른 기업에 비해 8%포인트가량 높았다. 창업자가 CEO인 경우 기업 가치에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에는 10%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높았다. 델컴퓨터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창업자가 CEO인 기업 가운데 눈에 띄게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 많아 실제보다 수치가 높게 나올 수도 있었지만 조사 결과 나타난 숫자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이 잡지는 해석했다. 최근 뉴욕대학과 와튼 스쿨,하버드대학의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창업자 CEO들은 전문 경영인과 비교해 일반적으로 설비 및 연구개발(R&D) 분야에 훨씬 많은 돈을 투자하고 기업 인수합병(M&A)도 효과적으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창업자가 물러난 후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M&A 타깃이 됐다. 이밖에 영국 맨체스터 비즈니스스쿨 연구팀에 따르면 런던증시 상장사 가운데 창업자 등 가족이 주요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50%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