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위성방송수신기) 업종의 대장주인 휴맥스 주가가 장기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인 디지털TV 부문에서 성과가 나와야 상승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휴맥스는 지난 2002년 4월 6만4천7백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다. 작년 4월 1만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에는 1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랠리가 나타난 올해 16.2% 오르는 데 그쳐 시장 평균 상승률 28.9%에 훨씬 못미쳤다. 휴맥스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성장성과 수익성 둔화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천8백75억원으로 6.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90.4% 줄어든 42억원이었다. 지난 2003년에도 매출 증가율은 1.7%에 머물고,영업이익은 4백37억원으로 55.9% 감소했다. 2001년 이전 해마다 고속 성장하던 것과는 딴판이다. 200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백21.0%,2백9.7% 증가했다.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은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었고 토필드 기륭전자 홈캐스트 등 국내 업체들이 PVR(개인용 영상저장장치) 등 기존 셋톱박스 기능에 녹화 등 다양한 성능을 추가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김홍식 유화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좋아지려면 신사업인 디지털TV 부문에서 성과가 나와야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시장수익률' 의견을 유지했다. 이날 휴맥스 주가는 전날보다 2백80원(3.40%) 떨어진 7천9백60원에 마감돼 닷새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