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高)·고금리·고유가' 등 트리플 악재가 회복 길목에 들어선 국내 경기에 암초로 등장했다. 올들어 시장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데 이어 원·달러 환율 급락과 국제유가 오름세까지 겹쳐 경기회복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 실제 원·달러 환율은 작년말 1천35원10전에서 23일 1천3원80전으로 올들어 3.02% 떨어졌다. 다른 경기변수가 고정됐다고 가정할 때 연간 기준으로 환율이 1%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이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5% 성장 목표에 환율이 복병이 될 것이란 얘기다.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시세가 올들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정부를 불안하게 만든다. 국내 원유 수입물량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작년 말 배럴당 34.58달러에서 올 1월말 38.31달러로 크게 오른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41.15달러까지 치솟았다. 두 달이 채 못되는 기간에 20%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국제 기준 유종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작년말 43.36달러에서 이달 22일엔 51달러로 올라 석달만에 다시 5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같은 고유가는 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물가불안으로 을 야기할 수 있어 정부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시장금리가 바닥권을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선 것 역시 경제운용 당국에게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시장이 그렇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주최 월례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한 경제연구원장,교수 등 전문가들도 최근 환율 하락세가 지나칠 경우 국산제품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특히 환위험 관리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원·엔 환율 하락은 국내 업계의 일본 자본재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으로 분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