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을 맡은 지 10년이 됐지만 '1등 LG'로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다 함께 노력해 LG를 '첨단'과 '고급'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듭시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취임 10주년 및 LG 브랜드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강유식 LG 부회장,김쌍수 LG전자 부회장,노기호 LG화학 사장 등 40여명의 참석자들에게 '1등 LG'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요즘들어 '1등 LG'란 말을 자주 쓰며 "CEO(최고경영자)부터 1등이 되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무장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아니라 고객이 인정하고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최고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말한다. LG 관계자는 "올해는 허씨 일가의 GS그룹과 동업관계를 끝마치고 홀로 서는 해인 데다 구 회장 취임 및 LG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라며 "구 회장은 올해를 전자·화학을 중심으로 한 'LG그룹 새출발의 원년'으로 삼고 과감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허창수 GS홀딩스 회장과 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 등 GS그룹 최고 경영진과 이헌조 고문,변규칠 고문,정영의 고문,성재갑 고문,이문호 고문 등 오랫동안 LG에 몸담았던 원로 경영자들도 참석해 구 회장 취임 10년을 축하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전인 1995년 2월22일.구본무 회장은 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으로부터 'LG'라는 두글자가 새겨진 회사 깃발을 물려받았다. 그해 1월초 '럭키금성'에서 'LG'로 기업명을 바꾸면서 만든 바로 그 깃발이었다. 그룹이 제2창업을 선언하던 그 시점에 그룹의 수장이 된 셈이다. 구 회장 개인적으론 1975년 LG화학에 입사한 뒤 20년 만의 일이었다. 구 회장이 LG를 맡은 10년동안 그룹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30조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94조원으로,시가총액은 6조8천억원에서 39조4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수출액(1백48억달러→3백92억달러)과 해외법인 수(90개→1백30개)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003년 계열분리된 LS그룹과 올 1월 떨어져나간 GS그룹을 빼고도 3배 가량 커진 셈이다. 에어컨,W-CDMA휴대폰,대형 LCD패널,광스토리지 등 세계 1등 제품도 17개나 보유하게 됐다. 조만간 세계 1등 품목명단에 PDP TV와 2차전지,편광판 등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LG는 기대하고 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흔치 않은 고속 성장임에 틀림없는 수치들이다. LG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구 회장의 리더십이 큰 힘이 됐다. '법과 원칙에 맞는 정도 경영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되 경쟁에서는 반드시 이긴다'는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계열사 곳곳에 스며들면서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분위기로 급속히 변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