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도 전략인가 실수였나…국제 외환시장 'BOK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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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의 투자 대상 통화를 다변화하겠다는 한국은행의 한마디에 뉴욕 등 주요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22일(현지시간)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1.45%와 1.47%(종가 기준) 떨어졌다.
이날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낙폭은 지난해 8월6일 이후,엔화에 대한 낙폭은 지난해 10월8일 이후 최대다.
이 여파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오전 한때 1천원선이 붕괴된 끝에 전날 종가보다 2원30전 하락한 1천3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 주요 시장의 달러화 폭락 쇼크는 한국은행(BOK:Bank of Korea)이 지난 21일 배포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외환보유액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투자대상 통화도 다변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 로이터 블룸버그 등 해외 유력 통신사들이 "한은이 미국 달러화를 매각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도 22일자 일일보고서에서 "한은이 보유 외환을 다양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지적,달러화 폭락을 부추겼다.
이에 대해 한은은 23일 "외환보유액 관리 방침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보유한 미 달러화를 매각해 여타 통화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는 투자대상 통화를 다변화하겠다는 언급이 전혀 없어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전략적으로 투자대상 통화 다변화를 언급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환율 하락이 문제 되고 있는 시점에서 그런 언급을 한 것은 타이밍상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