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행정수도 후속대책에 합의함에 따라 작년 10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이후 크게 위축된 충청권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지 주민들은 정부 부처 중 12부4처2청을 이전키로 한 이번 대책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에는 어느 정도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행정수도 대안도시가 건설될 연기·장기 인근 토지 시세는 행정수도 건설이 물건너가자 매수세가 사라지고 가격이 급락하는 등 충격에 휩싸였지만 이후 후속대책이 논의되면서 회복세를 보여왔다. 연기군 조치원의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치권의 이번 합의가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10~20% 떨어졌던 아파트값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주시 장기면 B공인중개소 P씨는 "지금까지는 초상집 분위기였는데 아무래도 좀 좋아질 것 같다"면서 "땅을 살 수 있는 이곳 사람들은 돈이 없고 외지 사람들은 규제로 묶여 있어 실제 거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땅이 많아 토지 거래는 극히 제한적이고 예전 같은 투기 열풍이 불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JMK플래닝 진명기 대표도 "충청권 시장이 작년같이 전방위적으로 들뜨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청권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건설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작년 11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면서 분양을 미뤄온 아파트를 다음달 말 조치원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의에도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만 제2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은 약세가 예상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과천 부동산시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지만 서울 등 나머지 수도권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