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충우 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cwnam@kama.or.kr > 우리나라는 지난해 3백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그 중 2백40만대를 수출했다. 이제 우리 자동차산업은 수출 세계 5위,내수 규모 세계 13위를 차지할 만큼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했다. 덕분에 무역수지 흑자산업으로 많은 뉴스거리를 제공하며 칭찬과 부러움을 한꺼번에 받기도 했다. 반면 자동차 리콜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97년 3만대에서 2000년 55만대,2003년 1백9만대,그리고 지난해에는 1백37만대가 리콜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리콜이 증가한 것이 마치 불량차를 많이 생산·판매한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사실 리콜이 증가한 요인은 자동차의 품질이나 기술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다. 솔직히 과거에는 리콜을 소극적이고 비공개적으로 처리했던 적이 없지 않았으나 이제는 자발적이고 공개적으로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회사가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리콜을 실시하게 된 배경은 소비자 안전을 위한 노력이 향후 기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미쓰비시가 자동차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다가 국제시장에서 신뢰도가 크게 실추,막대한 판매 차질로 경영이 악화되고 결국 글로벌메이커로의 도약에 치명상을 입은 사례가 그 좋은 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자동차 대중화시대,소비자 주권시대에 걸맞은 제조물책임법 시행,자기인증제로의 전환을 통한 자발적 리콜을 유도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제도 전환 초기에 나타난 문제점과 다소 비현실적이고 균형 감각이 요구되는 부분은 보다 현실성 있게 정비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산업 정책적 측면까지도 고려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리콜이 일상생활화되려면 기업이나 정부의 노력과 리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리콜차량을 마치 불량차로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어떤 기업이 자발적이고 투명한 리콜을 실시하겠는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도 2003년 2천만대,지난해는 약 3천만대나 리콜을 했지만 그들은 일상의 안전 캠페인 정도로 여긴다. 이제 우리도 리콜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리콜을 잘해주는 기업이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정직한 기업이고,리콜은 안전을 위한 러브콜'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