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17부동산대책'이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분당.용인 지역의 아파트가격 안정에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판교와 인접한 분당과 용인에서는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여전히 높아 상승률이 소폭 둔화되는 '반쪽 효과'에 그치고 있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17대책' 이후 1주일간의 시세조사 결과 강남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반전한 가운데 분당·용인의 급등세도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매주 평균 1%의 상승률을 보여온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경우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강남구와 강동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한 주 동안 강남권 전체 상승률은 0.26%로 여전히 소폭 상승했으나 강남구가 지지난주 변동률 2.62%에서 -0.21%로 하락한 것을 비롯 강동구(0.77%→-0.25%)도 지지난주보다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사업승인을 받은 재건축단지가 많은 송파구가 2.39%에서 지난주 0.75%,서초구 1.73%에서 0.23%로 여전히 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5월 시행되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추가하락 가능성이 큰 상태다. 또 초고층 재건축 논란이 있었던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2주구(구현대1∼7차,10차)도 건교부의 불허 방침으로 매수문의가 거의 끊겼다. 판교신도시 고(高)분양가 여파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분당과 용인 일대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된 모습이다. 분당은 지지난주 0.72% 상승에서 지난주에는 0.26%,용인은 1.08%에서 0.63%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0.15%)을 웃도는 수준이다. 2·17대책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거래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닥터아파트 강현구 실장은 "판교신도시의 중대형 분양가가 평당 1천5백만원선에 묶이더라도 분양 이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고 청약에서 떨어진 대기수요자들의 관심이 분당과 용인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돼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