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준조세 성격의 비소비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저소득층의 수입이 많이 줄어 상·하위 소득계층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백11만3천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 증가율은 전년 대비 5.2%로 지난 99년(3.2%) 이후 5년 만에 최저였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00년 7.2% △2001년 10.1% △2002년 7.7% △2003년 9.0%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급락한 것이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4분기 근로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 99년 2·4분기(1.6%) 이후 최저인 3.2%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도시근로자 가구의 상위 20%와 하위 20%간 소득격차는 작년에 5.41배로 99년(5.49배)이후 가장 높았다. 그만큼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생활형편 차이가 커졌다는 것이다. 전국 가구(농·어업가구 제외)의 소득격차도 7.35배에 달해 전년(7.23배)에 비해 악화됐다. 한편 지난해 전국 가구의 비소비지출 중 조세는 전년대비 13.7% 늘었고 공적연금과 사회보험 증가율도 각각 8.2%와 8.6%로 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높았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