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나성린 한양대 교수)" "지난 2년은 가계신용 붐으로 고성장을 지속했던 것에 대한 조정과정이었다.(조윤제 주영대사)"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2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2005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전체회의 주제발표를 맡은 나성린 한양대 교수(경제학)와 조윤제 주영대사는 "참여정부 2년"에 대해 이처럼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나 교수는 "참여정부의 아마추어적이고 지나치게 진보적인 정책들이 경기침체를 초래해 선진 경제로의 진입시기를 상당 기간 늦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근까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 대사는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문제는 대부분 이미 선진 경제들도 겪은 것이며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당면하는 문제들"이라고 맞섰다. ◆'잃어버린 2년' 나 교수는 "참여정부 집권 2년은 '잃어버린 2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퇴보한 시기였다"고 포문을 열었다. "한국 사회의 부(富)를 창출하는 세력들이 경제 의욕을 잃었고,그 결과 경쟁국들에 비해 낮은 경제성장을 기록한 시기였다"는 것.노무현 정부가 불안한 출범 초기 여건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제활성화보다는 정치·사회개혁에 주력하는 등 국정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한데 그 주요인이 있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또 청와대와 정부,여당간의 정책 혼선도 정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기업투자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남은 임기동안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 경제는 상당 기간 성장동력을 잃게 되고 참여정부는 개발연대 이래 처음으로 '한국 경제를 퇴보시킨 정권'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고성장의 조정과정' 나 교수에 이어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 대사는 "지난 2년간 성장률이 낮았던 것은 2000∼2002년 동안 세계 경제가 침체돼 있을 때 한국만 내수경기 부양으로 높은 성장을 누린 데 따른 조정비용을 치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반론을 폈다. 그는 "산업경쟁력과 소득 소비수준 등은 이미 선진 경제 수준에 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이념적)방향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대해 냉철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며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큰 틀은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경제정책의 방향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제정책 질타 쏟아져 노영기 중앙대 교수는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분배와 성장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가 중요하다"며 "분배와 성장을 같이 갖고 가겠다는 대통령의 연두연설을 듣고 거대한 벽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 운영의 큰 틀을 결정하는 대통령이 아직도 분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 발표된 정책에 대해 다른 소리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그간 정부의 정책 혼선을 꼬집었다.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환경이 과거와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정부 지원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겠다는 70년대식 시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이 얼마전 장관 등의 임기에 대해 2년 정도 했으면 할 만큼 했다는 말을 했는데 각료가 언제 물러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중장기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