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프로지 기본이 되지 않았어!" 프로배구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호랑이 사령탑' 김호철(50) 감독이24일 한국전력과의 시즌 3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둬 개막 3연승을 달리고도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닷새전 개막전에서 삼성화재에 대역전극을 거둔 선수들이 이날 보여준 플레이의'내용' 이 한마디로 엉망이었다는 것. 김 감독은 대전 충무체육관 기자회견실에서 "우리 선수들은 프로로서 자격이 없다. 오히려 아마추어인 한전 선수들에게서 훨씬 배울 점이 많다"며 회견실 옆자리에앉은 주포 후인정에게 한자리 떨어져 앉으라고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현대 선수들이 김 감독을 화나게 한 것은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이 25일로 코앞에다가오면서 구단과의 연봉협상에 매달려 머릿속에 딴 생각을 갖고 코트에 들어왔다는 것. 김 감독은 "설사 밤새 연봉협상을 하고 고민을 했다 하더라도 명색이 프로 선수라면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에는 완벽한 몸과 정신을 갖추고 팬들 앞에 서야 한다"고꼬집었다. 지난 81년부터 컴퓨터 세터로 이미 세미프로 형태의 클럽리그가 정착된 본고장이탈리아 리그에서 뛰었고 이탈리아 파르마, 트리에스테 등 3개 클럽 감독까지 역임한 '프로 대선배'의 쓰디쓴 지적인 셈. 후인정은 "연봉 협상이 경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말은 못하겠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에 묶이다보니 동료들이 (연봉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있고 잡생각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을 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제대로 준비를 갖추지 못한 채 나온 것도 모두 선수단을컨트롤하지 못한 감독의 책임"이라고 자책하면서 27일 삼성화재와의 리턴매치를 앞두고 사흘 간 집중력을 되찾는 데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