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출간돼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타고 4만5천부 이상 팔린 '자살토끼'의 속편 '돌아온 자살토끼'(앤디 라일리 지음,거름,6천5백원)가 출간됐다.


전편처럼 기발한 상상력과 엽기적인 행동,촌철살인의 재치로 웃음 폭탄을 선사하는 책이다.


토끼가 자살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는 컨셉트가 전편에서부터 이어져 오지만 '죽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는 부제처럼 끊임없이 살아 있음의 의미를 되묻는 철학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토끼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의 눈에 후춧가루를 뿌리기도 하고 전기다리미 밑에 누워 있거나 스탠리 큐브릭 감독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핵폭탄에 올라 앉기도 한다.


그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배를 잡고 웃게 되고 나중엔 슬그머니 눈물이 묻어난다.


삶의 신산스러움에 힘들다는 소리를 연발하면서도 또 다른 희망을 찾아 일어서야 하는 우리네 얼굴이 그 위에 겹쳐진다.


1권을 못 읽은 독자들은 일부러 찾아서라도 세트로 음미할 만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