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자본가도 정부의 모범 노동자 표창을 받게 됐다.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이 오는 5·1 노동절을 전후에 3천여명에게 수여할 전국 노동 모범 및 선진 표창대회 수상자 추천 범위에 노동자 농민 교사에 이어 민영기업인이 처음으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에서 자본가로 상징되는 민영기업인의 끊임없는 위상강화를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은 2002년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에서 자본가의 입당근거를 마련한 3개대표 이론을 당 규약에 삽입함으로써 자본가를 '타도의 대상'에서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심지어 "육체노동이나 두뇌노동,단순노동이나 복잡한 노동 등 중국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 작업에 공헌한 노동은 모두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민영기업은 3백44만개로 늘었고,이를 경영하는 기업인중 33.9%는 공산당원이라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민영기업인의 당원 비율은 1993년 13.1%였으나 95년 17.1%, 99년 19.8%,2002년 29.9%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다. 6천8백만명에 이르는 공산당원이 바로 중국을 이끄는 파워엘리트다. 이들이 붉은 자본가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게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특징이다. 노동자와 자본가를 적대적인 관계로 양분하는 식의 2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흐름을 보면서 지난해 말 국영 CCTV가 방영한 10대 경제인물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IBM의 PC사업을 인수한 롄샹의 양위앤칭 총재,쌍용자동차를 사들인 상하이자동차의 후마오위안 회장 등이 연단에 섰고,TV는 이들의 행적을 드라마처럼 보여줬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연상케 했고,기업인은 영웅이었다. 반기업정서로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선 지금 기업인이 영웅대접을 받는 게 대세가 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