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CEO(최고경영자),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최고 책임자'를 의미하는 'C레벨'간부의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기업내 각 분야 책임자들의 전문성이 높아지면서 'C(Chief)'로 시작해 'O(Officer)'로 끝나는 고위 간부가 실질적 의사결정권을 갖는 등 이들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조사에 따르면,복사기나 볼펜 같은 소모품의 구매결정권을 가진 최고구매책임자(CPO)가 이사회에 직접 참석,업무를 보고토록 한 유럽 회사는 작년 50%에서 올해 70%로 늘어났다. 소모품 구매처럼 예전에는 별로 중요치 않게 여겼던 업무의 담당자들도 점차 전문성을 인정받는 등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CPO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C레벨'간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고정보책임자(CIO),최고마케팅책임자(CMO),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일반화됐고 최근엔 역량(talent)있는 인재 발굴을 위해 최고인재개발책임자(CTO)가 등장하는가 하면 회사의 지속 성장(growth)을 전담하는 최고성장책임자(CGO)도 나왔다. 고객만족(satisfaction)을 위한 고객만족책임자(CSO),혁신(innovation) 담당인 최고혁신책임자(CInO),윤리(ethics)를 담당하는 최고윤리책임자(CEO)가 활약하는 기업도 많아 'C'와 'O'사이에 영문 알파벳 전부가 들어가도 모자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와 함께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앞세운 'C레벨' 간부가 속속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전문 영역 없이 일상적 운영 업무에 치중해온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3백개 기업 가운데 20%가 COO자리를 아예 없애버렸다. 대신 재무,인적자원,기술 등 전문 분야의 최고책임자가 CEO가 되는 사례는 더 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