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세상승 국면의 초기단계다". "앞으로 2~3년 동안 주가 재평가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5년 1개월여만에 1,000고지에 바짝 접근하자 증권가는 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상승속도가 너무 빨라 반신반의해왔던 일부 전문가들조차 이제는 대부분 1,000 돌파는 시간문제라며 긍정론으로 돌아섰다. 특히 과거 세차례 있었던 1,000시대는 짧게 마감했지만 지금은 기업경쟁력과 경제지표 투자문화 등 모든 부분이 달라졌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가 추가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수 1,000대 안착 가능성 높다 국내 증시사상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1989년,94년,99년 등 모두 세차례다. 하지만 모두 네자릿수 안착에는 실패했다. 첫번째인 지난 89년에는 불과 4일만에 1,000 고지에서 내려왔고,94년과 99년에도 3개월을 버티지 못했다. 더욱이 주가는 짧은 고공비행 이후 2∼4년에 걸쳐 500 이하로 반토막나는 쓴 맛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란 평가다. 우선 예전에는 각각 3저 호황,반도체붐,외환위기 탈출과 IT열풍이라는 재료를 타고 1,000고지에 올랐지만 지금은 이제 막 경기가 회복단계로 진입하고 있어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점이 꼽힌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증시에 부담이 돼왔던 내수경기 부진이 해소될 것이란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유례 없는 저금리 지속으로 자산운용의 틀이 혁명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시중자금이 저금리로 은행권에서 속속 이탈하고 있는 반면 갈 곳은 주식 외에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금 부동산 주식 중 어느것이 가장 저평가돼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해답은 자명하다"면서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기업실적에 비해서는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도 증시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과거 지수 1,000돌파때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가 넘었지만 현재 PER는 올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8배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16배,중국이 10배 안팎인 점에 비하면 주가 추가상승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증시 새 시대 열린다 전문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은 있겠지만 이번 상승추세는 한국증시 재평가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심리적 저항선인 지수 1,000을 돌파하면 큰손들의 거액자금이 증시로 유턴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최근 상승세는 유동성이나 일시적인 흥분때문이 아니라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우량주의 재평가 흐름에 따른 현상"이라며 "한국증시는 이제 막 상승랠리의 출발선에 섰다"고 낙관론을 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 역시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유동성이 속속 보강되고 있기 때문에 유가 환율 등의 잠복악재들도 상승흐름을 되돌려 놓지는 못할 것"이라며 "2∼3년간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신장되고 있는 점도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종증권 윤재현 상무는 "순이익이 10억달러를 넘는 기업 수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라며 주가 네자릿수 안착을 낙관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는 조정이 있더라도 짧고 얕게 마무리돼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실장은 "저성장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앞으로 주가는 950을 바닥선으로 삼아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오는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강세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