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코드'가 바뀌고 있다. 분배와 평등보다는 경쟁과 개방,시장경제의 효율성 등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친노세력으로 분류됐던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쓴소리를 내놓은 반면 대립각을 세워왔던 언론에 대해서는 '미소 전략'으로 돌아섰다. 노 대통령은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로하는 등 외부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야당에 농담을 건네는 등 어투와 화법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향후 3년의 국정운영 기조를 밝힌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통해 "정규직에 대한 강한 고용보호를 양보하지 않고 비정규직의 보호만 높여달라고 한다"며 노동계를 비판했다."연대임금제나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제안없이 어떻게 노동자간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도 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 정책 운용과 관련,"부동산 문제만은 '투기와의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안정시킬 것이며,투기 조짐이 있을 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정책을 전면 재검토,근본적인 대책을 금년 상반기 중에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잡고 건설경기는 반드시 살리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교육 의료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서 해외로 나가는 돈을 막아야 한다"면서 "의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교육분야도 개방할 것은 개방하며 관련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시장경제는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선진경제의 마지막 관문은 '선진통상국가'로의 도약"이라며 "WTO,FTA는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적극적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해 '개방형 통상국가'로의 의지를 밝혔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