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순매수,기관은 순매도' 올 들어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정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 25일까지 2조3백70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반면,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은 8천2백1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초 896으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육박하게 된 데는 외국인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이제 '기관이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기관이 외국인에 넘긴 증시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주가 변동성이 줄어들고,지수 1,000시대가 안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관의 주식 보유비중은 외국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기관 비중은 작년 말 현재 16%인 반면 외국인 비중은 42%에 달한다. 기관 비중이 50%를 넘는 미국과 영국은 물론,일본(37%) 네덜란드(21%)에도 못 미친다. 이는 또 주요 상장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 확대를 방치,이들 기업의 경영권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이 불과 14.85%의 지분만으로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54.75%인 삼성전자를 비롯,국민은행(77.19%) 포스코(68.79%) SK텔레콤(47.94%) 등도 이미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외국인의 압력에 못이겨 이들에게 지출되는 배당금 규모도 엄청나다. 상장기업들이 외국인에 지급한 배당금 규모는 지난 2000년 2조8백52억원(22억4천3백40억달러)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5조5천7백78억원(48억7천2백80만달러)으로 급증했다. 4년새 2.6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