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유가를 배럴당 40∼50달러로 전망한 가운데 세계 주요 소비국들이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25일 "현재의 유가가 너무 높다"며 "유가 수준에 불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강력한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스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이 이례적으로 올해 유가를 40∼50달러로 전망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클로드 만딜 사무총장도 지난 주말 "고유가는 세계경제의 걱정거리"라고 지적하고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가가 현재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석유 소비국가들이 에너지 효율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석유회사들에 대해선 석유탐사를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터 만델슨 유럽연합(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사우디가 유가 예측치를 이 시점에 발표한 데 대해 놀랐다"며 "고유가가 국제경제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10센트 상승한 51.49달러에 마감됐다. 이로써 WTI 가격은 지난주에만 5% 상승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3.8%를 기록,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의 석유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진 것도 유가상승을 부추겼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