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최근의 환율쇼크가 중소기업들의 연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5일 금융산업에 조기경보(EWS)를 발동한 것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돼 '중소기업발 금융대란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평균 2∼3%로 지난해 12월 말(1∼2%)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작년 12월 말 2.79%에서 올 1월 말 3.60%로 높아졌으며 기업은행도 1.42%에서 2.00%로 상승했다. 또 하나은행은 1.98%에서 2.35%로,신한은행은 1.65%에서 1.93%,조흥은행은 2.20%에서 2.28%로 상승하는 등 모든 은행에서 연체율이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일부 부문에서 경기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중소기업 경기는 아직 꽁꽁 얼어붙어 있다"면서 "특히 최근엔 환율이 급락하면서 그동안 비교적 괜찮았던 제조업종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단지역의 지점장들은 "중소 수출업체들은 물론이고 대기업 협력업체들도 부품 단가 인하 압력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백47조5천억원이고 이 가운데 70%선인 1백73조원이 1년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대출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선 중소기업들에 대한 특별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중기발 금융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