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7일 이란측에 핵 연료를 공급하는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한 3개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문제삼고 있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연료 공급협정을 맺음에 따라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이란이 이날 서명한 3개 협정은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핵연료 공급,사용 후 핵연료의 러시아 반환ㆍ보관 및 핵연료 공급 시간표에 관한 것이다. 알렉산드르 루미얀체프 러시아 원자력부 장관은 이날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을둘러본 뒤 골람레자 아가자데 이란 부통령과 이들 협정에 조인했다. 러-이란 간 핵연료 공급 협정이 이날 전격 체결됨에 따라 모두 8억 달러의 건설비가 들어간 부셰르 원전에 대한 연료 공급이 이르면 금년 말이나 내년 초께 시작될전망이다. 이란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 원전은 러시아의 기술 및 장비 지원으로건설되고 있다. 이번 협정 체결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우려를 표시해 당초 예정보다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당초 26일 이들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러 정상회담은 이번 협정에 아무런 영향을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이 비밀 핵무기 개발 계획을 추진중이라며 러시아에 이란과의 원전 분야 협력을 중단토록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부셰르 원전은 민수용이라고주장하며 미국측 요구를 일축해 왔다. 루미얀체프 장관은 부셰르 원전을 둘러본 뒤 "내가 본 것은 기대 이상이었다. 원전 장비조립 작업이 최근 3-4개월 동안 가속화됐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가자데 이란 부통령은 "부셰르 원전의 연료 저장소는 핵연료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연료 저장소는 국제기준에 맞춰 건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헤란 APㆍdpaㆍAFP=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