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고객 맞춤시대' .. 초등생.여성.군장병에 기업까지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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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에 사는 이상덕씨(36)는 최근 뜻밖의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화상으로 입원한 네살배기 아들의 보험금 1백만원을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보험금을 줄만한 보험을 들지 않았던 터라 처음엔 어리둥절했다가 지난해 7월 가입한 대한투자증권의 적립식 펀드(가족사랑짱펀드)가 제공하는 보험 부가서비스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흐뭇한 마음으로 가입을 권유한 친구에게 저녁을 톡톡히 샀다.
주가 '네자리수 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가 속속 새단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두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이른바 '목적식 펀드'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들 펀드는 연금에서부터 자녀들의 학자금과 용돈까지 타깃대상인 고객들의 자금수요에 따라 다양한 내용을 갖추고 학부모와 맞벌이부부 군인 등 새로운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자녀들에 대한 상해보험과 적성검사 연금설계 같은 부가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진화하는 적립식 펀드
교보증권이 최근 내놓은 '에듀케어 학자금펀드'는 자녀의 학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적립식 펀드다.
중학교 3학년생 이하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대학 학비를 걱정하지 않도록 설계된 중장기 투자 펀드다.
현대증권의 '사과나무 통장'도 자녀가 학교에 들어갈 때 필요한 교육비를 꺼내 쓸 수 있게 만들어진 상품이다.
LG투자증권의 '미래만들기 적립식펀드'는 장래에 닥칠지 모를 퇴직위험을 대비하려는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펀드다.
근로자용 외에 3개월마다 추첨을 통해 1백만원 상당의 웰빙자금이 제공되는 일반인용도 있다.
CJ투자증권은 '맞벌이부부용 적립식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펀드는 맞벌이 부부의 관심사를 웰빙·자녀 안심·노후 해로 등 3개 분야로 나눠 파이낸셜플래너(FP)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자신에 맞는 형태를 골라 가입할 수 있게 설계됐다.
특히 자녀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집단따돌림·유괴·상해 및 얼굴성형·식중독 등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자녀 안심보험'도 무료로 제공한다.
한투증권의 '부자아빠 펀드'는 교육 유학 결혼 등 자녀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지급한다.
또 이 증권사의 '부자아빠 골드플랜 연금펀드'는 10년 이상 적립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다.
이밖에 군인들을 겨냥한 동원증권의 '충성! 신고합니다'펀드 등 진화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는 '덤'
이들 펀드가 무료로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는 덤이다.
고객들은 이들 펀드에 드는 동시에 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되며 전문가들로부터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연금설계,투자자금 활용방안 등을 상담받을 수 있다.
자녀들에게는 진학상담과 경제교육 프로그램 등도 제공된다.
예컨대 교보증권의 학자금펀드는 단순하게 학비만 충당하는 게 아니라 자녀와 학부모에게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녀들은 적성검사 진로검사 발달진단검사 등을 받을 수 있고 학부모도 연 20회에 걸쳐 인성소양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설정 의도를 잘 알아야
전문가들은 펀드가 세분화됨에 따라 투자자들도 가입 목적과 투자기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비를 충당하려면 학자금펀드에,향후 노후 설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면 연금펀드에 가입해야 펀드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도 여유자금을 이들 펀드에 넣으면 MMF(머니마켓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자녀에게 펀드투자를 통해 경제를 가르치고 싶다면,직접 손을 잡고 금융회사를 방문해 '통장식 펀드'에 가입하고 함께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같은 '목적식 펀드'들은 대부분 적립식펀드로 운용되며 통상 가입 후 3개월이 지나야 환매수수료가 면제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가입 한도는 보통 월 10만원 이상이지만 학자금이나 연금 관련 펀드는 투자기간이 긴 만큼 상담을 통해 투자규모를 정하는 것이 좋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