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웅 < 충북대 총장 > 서울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자가차량을 이용할 것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인지 한번쯤 고민해볼 것이다. 교통흐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교통문제는 세계 주요도시들과 비교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국제 행사를 치를 때마다 해외 언론에선 서울의 교통문제를 주요 문제로 거론해 올 정도다. 서울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부터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거주하다 보니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교통문제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도로뿐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해도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여전히 지상교통보다는 지하철을 선호한다. 지하철은 지상교통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할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지하철의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면 자연스럽게 지상교통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지하철의 중요성은 크다 하겠다. 현재 우리 지하철은 상·하행선 각각 단선으로만 운영하고 있고 각 역마다 정차하게 돼 목적지까지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특히 안산 일산 분당 등 수도권 도시에서 청량리까지는 1시간30분~2시간정도 소요되고 있다. 지하철이 이런 형편이다 보니 자가 차량 이용자들을 지하철로 유도할 수 없어 교통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하철 노선을 추가적으로 신설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현 여건상으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지상의 교통수단에 비해 지하철이 갖는 장점은 쾌적함과 시간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 내에 도쿄 파리 뉴욕과 같이 많은 노선을 건설해 운영할 수는 없겠지만 장거리 이용자를 빠른 시간 내에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특급 또는 급행편 도입은 가능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정차장내 통과선로 구간을 신설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도쿄나 파리 등에서도 기존 선로를 개선해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있고 이는 지하철 노선을 추가 건설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철도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를 보자.수도인 도쿄는 인구 약 1천2백만명의 대도시며 철도노선 또한 복잡하다. 그러나 운영만큼은 효율적이다. 특히 철도교통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제들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특급 급행 준급행 완행 등 다양하게 운행하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단시간내에 이동할 수 있다. 또 지하철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도입돼 운영된다. 지하철 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되다보니 지상교통량은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지상의 대중교통수단도 정류장에 안내돼 있는 시간에 정확하게 정차하고 출발할 수 있다. 또 지하철의 신속성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가 환경문제다. 얼마전 지하철내 공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 나타난 곳이 12곳,미세먼지 초과지역이 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승차시간이 보통 1시간 이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용자의 건강차원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는 호흡기 질환자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지하철 환경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시민의 가장 보편적 이동수단인 지하철을 쾌적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문제도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듯 싶다. 우리 지하철은 1974년 처음 개통된 이래 서민들이 가장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됐고 현재 8호선까지 운행되고 있다. 영업거리로는 세계 4위,수송인원은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발전했다. 이렇게 우리 지하철은 수송능력이나 규모면에서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젠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시민들을 목적지까지 쾌적한 환경에서 신속하게 이동시키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상교통에도 영향을 줘 교통혼잡을 피할 수 있을 뿐더러 서울은 쾌적한 국제도시로 인식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