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화 모델'을 앞세운 펩시가 코카콜라의 아성을 흔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콜라시장에선 아직도 코카콜라가 왕좌를 지키고 있지만 전체 기업 내용 면에서는 이미 펩시가 코카콜라를 압도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최근 추세는 콜라에만 의존하는 코카콜라보다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 등을 보유한 펩시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1996년 펩시가 사업다각화 전략을 내놓자 당시 코카콜라의 로베르타 고이제타 회장은 "더 이상 펩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게 됐다"며 펩시의 선택을 폄하했다. 그러나 코카콜라가 경영권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사이 펩시는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으로 부상했다. 주가는 당시의 2배로 뛰어 올랐다. 매출은 45%가 늘었고 순익은 4배 급증했다. 지난해 펩시의 순익증가율(18%)은 코카콜라와 비교해 30%나 높았고,매출신장률(8%)도 4배나 됐다. 8년 전만 해도 코카콜라는 물론 투자자들도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줄어들고 건강에 대한 인식 확산이 콜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후반 미국 음료시장에서 콜라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펩시의 선택이 옳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펩시의 스낵부문인 '프리토 레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고,물과 주스 등 비탄산 음료가 콜라의 매출부진을 보완했다. 현재 펩시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콜라가 아니라 프리토 레이다. 음료부문에서 탄산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67% 정도로 코카콜라의 80%에 비해 훨씬 낮다. 사업다각화 전략은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소매시장에서도 유리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펩시가 코카콜라보다 강한 협상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펩시는 '도리토스'칩에서 '아쿠아피나'물까지 미국 슈퍼마켓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 15개 중 6개를 갖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