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인재들 증권가로 발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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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금융계 인재들이 증권가로 몰려들고 있다.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증권업이 '자본시장의 꽃'이란 명성에 걸맞은 위상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이다.
변씨는 지난달 하순 갑작스레 사표를 내고,이제 막 태동하는 사모펀드(PEF)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최근 '폴라리스'란 금융컨설팅회사를 설립했으며,6∼7월께 투자자모집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지난주 동원금융지주 상임고문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장 고문은 재경원 차관보,금융통화위원회 위원,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옛 경제기획원에서 출발해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장,산자부 산업정책국장 등의 요직을 거친 유영환씨도 "한투증권을 인수한 동원금융지주를 아시아 최고의 금융회사로 키우는 데 기여하겠다"며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2003년 말에는 재경부와 청와대에서 일했던 방영민씨가 삼성증권 전략담당상무로 변신했다.
은행·보험사 인재들이 증권가로 방향을 선회하는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작년 12월 대우증권은 산업은행 금융공학실장 정해근씨를 트레이딩 영업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다.
산업은행 런던지점 수석부부장을 지낸 정 상무는 1999년 원·달러 통화스와프와 원화금리스와프를 처음 선보이는 등 국내 최고의 파생상품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달 LG투자증권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영입된 김영굉씨 처럼 보험권(삼성생명)에서 증권가로 활동무대를 옮긴 독특한 사례도 등장했다.
거물급 뱅커(은행원)의 증권가 입성도 줄을 잇고 있다.
작년 5월부터 굿모닝신한증권 CEO를 맡고 있는 이강원 사장은 외환은행장을 역임했다.
같은 해 6월 증권금융 사령탑에 취임한 홍석주 사장은 2002년 49세의 나이로 조흥은행장에 올랐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전·현직 경제관료나 금융권 인사들의 증권사 대이동은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노는 물'이 달랐기 때문이다.
실제 2000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동원증권 사장에서 주택은행장으로 입성할 당시 '격'을 문제삼은 격렬한 반발도 있었다.
은행권 출신인 LG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은 "해외에서는 금융전문가로서의 마지막 목표를 PEF 운영에 두는 사람이 많은 것 처럼 증권업은 가능성과 도전의 무대"라며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가들이 한국 자본시장 발달에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