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설 충남 연기·공주 지역의 가구수가 지난 한 해 동안 인구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정부의 신행정수도 후보지 발표 이후부터 아파트 입주권 등 이주대책을 기대한 현지주민들이 가구분할을 하거나 땅투기를 노린 외지투기꾼들이 실제로 살지 않으면서 위장전입을 하는 바람에 '유령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8일 통계청과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기·공주지역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21만6천7백18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1천1백34명(0.5%) 늘어났다. 그러나 가구수는 7만9천9백11가구로 1년 전에 비해 3천2백97가구(4.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수가 인구보다 3배가량 더 증가한 셈이다. 공주·연기 지역의 가구 증가율은 우리나라 지난해 평균 가구수 증가율(2.4%)의 2배에 가까운 것이다. 공주는 인구는 지난해 6백29명 줄어들었음에도 가구수는 오히려 1천3백18가구 늘었다. 연기도 가구수 증가규모(1천9백79가구)가 인구 증가분(1천7백63명)을 웃돌았다. 이로써 가구당 인구는 공주와 연기가 각각 2.75명과 2.66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2.82명)을 밑돌았다. 이 같은 현상은 인근지역에도 영향을 미쳐 충남 천안과 아산의 가구수는 지난해 각각 전년대비 15.9%와 12.9% 늘었으며 충남지역 전체의 가구수 증가율도 6.4%로 주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신도시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경기지역에서도 가구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주시 장기면사무소 주민등록 전·출입 담당 이기숙씨는 "지난해부터 보상을 노린 가구분할이나 허위전입으로 의심되는 전입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보상을 노린 전입이라고는 단정하기 힘들지만 △지역에 연고가 있거나 △예전에 거주했던 사람 혹은 △해당지역에 부모님이 거주하는 사람들이 전입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대전=백창현·안재석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