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자증권 신촌지점은 요즘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직원이 10명 뿐인 이곳에 매일 2백50명 안팎의 개인투자자들이 펀드에 들기 위해 찾아오고 있어서다. 이 지점을 찾는 투자자수는 작년 8~9월에는 하루 평균 1백명 정도였지만,코스닥시장이 강세였던 올해초 1백50명선으로 늘었고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급등하면서부터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김정구 신촌지점장은 "방문 고객 수가 6개월 새 두배 이상 증가하기는 '바이코리아' 열풍이 한창이던 1999∼2000년 이후 거의 5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채권금리가 지난해보다 오른 탓에 채권형펀드보다 주식비중이 높은 주식형과 혼합형펀드를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펀드 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 부담이 없지 않은 상황인 데도 개인투자자들은 과거와는 달리 펀드를 환매(펀드를 해약하고 돈을 찾는 것)하기는커녕,은행 예금과 채권형펀드에서 돈을 찾아 속속 주식형펀드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송돈규 한국투자증권 종각지점 차장은 "지난해에는 거액 자산가들 대부분이 금융자산을 정기예금·채권형펀드 등 안전한 상품에 묶어뒀지만,올 들어서는 절반 정도 돈을 찾아 30%는 혼합형과 주가지수연계증권(ELS) 등에 넣고 나머지 20%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사례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형펀드의 강세는 펀드 수탁액 추이에서 잘 드러난다. 2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작년 10월19일 7조6천2백억원에서 저점을 찍은 뒤 증가세로 전환돼 2월24일 현재 9조6천4백억원으로 4개월여 만에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혼합형펀드도 작년 말보다 6천억원 늘었다.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특히 매달 일정액을 분산 투자하는 적립식펀드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적립식펀드 계좌 수는 지난 2월 마지막주(21∼25일)에만 3만8천개나 늘었다. 이는 작년 12월의 1주당 평균 계좌수 2만개는 물론 올 1월의 3만개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장훈준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신규 가입자 급증과 함께 종전 30만∼40만원이 주류였던 계좌당 가입금액이 10만∼20만원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이는 중산층 이상이 주로 투자했던 주식형펀드가 그만큼 대중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한투증권 송 차장은 "거액 투자자들이 1억∼3억원씩 뭉칫돈을 들고와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대투증권 김정구 지점장은 "종합주가지수의 추가 상승을 내다보는 개인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지수가 1,000을 넘었지만 앞으로 주식형펀드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