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제주도 신라호텔.강정원 국민은행장,황영기 우리금융회장,김승유 하나은행장,최영휘 신한지주 사장 등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은행전쟁'으로 눈코 뜰 새 없다는 이 CEO들이 만사를 제치고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것은 피델리티 UBS 등 해외 대형 투자기관들이 참석하는 IR(기업설명회)가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금융대전(大戰)을 벌이고 있는 은행들이 이젠 '주가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시중은행 주가경쟁 돌입 우리금융은 최근 직원들의 돈을 모아 예금보험공사에서 6백60억원어치(약 7백20만주,0.92%)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전체 직원의 절반인 1만여명이 참여했다. 직원들이 대거 자사주 매입에 참여한 것은 회사가치에 대한 직원들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우리금융은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3년 동안 주당 6백원씩 배당해오다가 올해에는 7백50원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 신한지주의 배당금총액(3천4백78억원)은 금융권 최대 규모다. 하나은행은 올해부터 은행권 처음으로 분기배당제를 실시한다. 또 작년 말 결산에 대한 주당 배당금(7백50원)을 전년보다 25% 높였으며 지난달 16일엔 4백60만주(발행주식의 2.45%)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작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국민은행도 주당 5백5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총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30.36%로 2002년의 24.8%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은행장의 스톡옵션 CEO들이 주가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자신들의 스톡옵션과도 연관이 있다. 은행권 CEO들은 평균 2억∼4억원의 연봉뿐만 아니라 일종의 인센티브인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갖고 있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스톡옵션으로 1백억원 이상의 이익을 보기도 했다. 은행권 CEO의 스톡옵션 규모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70만주로 가장 많다. 이어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39만여주,최영휘 신한지주 사장 31만여주,김승유 하나은행장 27만여주,신상훈 신한은행장 26만여주 등의 순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