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려는 사람은 많지만 좋은 시나리오는 없다는 게 국내 영화계의 현실입니다. 1억원대 고료는 좋은 작가들이 영화계에 큰 목표를 갖고 뛰어 들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희재 작가(36)는 국내 처음으로 '시나리오 1편당 1억원 고료'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그는 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과 콤비를 이뤄 '실미도'와 '공공의적2'를 집필해 대박을 터뜨린 후 강 감독의 차기작에서 1억원 이상의 고료를 받기로 최근 계약했다. 흥행에 대한 인센티브는 별도로 받는다.


"물론 시나리오만으로는 영화가 되지 않습니다. 스태프들과의 공동작업이 있어야만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는 것이고 그것이 영화의 매력이죠. 시나리오는 공동 작업의 출발점입니다. 제가 1억원대의 고료를 받는 것은 그만큼 책임과 의무도 커졌다는 뜻이겠지요."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김씨는 10여년 간 만화 스토리 작가 생활을 하며 인기만화 '엔젤딕''남벌' 등을 만드는데 참여했다. 지난 2002년 시나리오 작가로 전환해 'H''국화꽃향기''누구나 비밀은 있다''나비' 등을 집필했다.


김씨는 시나리오 고료로 '실미도' 3천만원,'공공의 적2'에서 5천만원을 각각 받았다. 편당 3억~5억원에 달하는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에 비하면 10%에 불과하다. 그는 "유능한 시나리오작가들은 감독으로 전업하는 경우가 많다지만 1억원대의 고료 계약은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