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참여연대의 빛바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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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했다가 사상 최대의 실적 앞에서 '빛바랜 공격'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은 참여연대.이 단체의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주총 후 기자들에게 "기업 변화를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이날 "지난해의 기록적인 실적을 올해도 놀라운 수익성으로 이어가겠다"는 삼성전자의 자신 있는 설명에 주주들이 한껏 고무돼 그야 말로 '축제의 장'이 된 주총장에서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주주들은 "최대 실적을 이룬 경영진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참여연대가) 매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경영진을 나무라는 것 같은데 그러면 직접 해봐라. 주식 한주도 없이 대리인으로 참석했으면서 무슨 '우리회사'고 '주주로서'란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액주주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다'는 참여연대가 주총장에선 대부분의 참석주주들로부터 외면당한 것.
결국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업에만 지배구조가 있는 게 아니라 사회에도 지배구조가 있으며 여러분이 속한 조직(참여연대)도 사회적 지배구조에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김 소장은 주총장 밖에서 "사회적 지배구조 곳곳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해결의 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그 실마리를 기업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그동안 참여연대가 재벌개혁을 내걸고 삼성전자에 집중해온 이유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국내 대표기업을 '약한 고리'로 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의 개혁을 위해 수년간 집중포화를 퍼부어왔다.
약한 고리를 끊어 나머지 목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올해 주총은 이 같은 참여연대의 '약한 고리' 전략이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참여연대가 새로운 '약한 고리'를 찾을지 아니면 사회적 지배구조 개혁에 나설지 두고볼 일이다.
장경영 산업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