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께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한 국내경기에 점차 봄기운이 퍼져가고 있다. 1∼2월 중 백화점 매출이 꾸준히 늘었고,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작년엔 1월,올해엔 2월에 속한 '설 연휴' 탓에 긴가민가했던 작년 동월 대비 경기지표들이 분명한 '회복 신호'로 확인된 것이다. 소비심리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경기회복 기대감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조사한 오는 2·4분기(4∼6월) 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 100을 넘어 111을 기록한 것은 산업현장에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양극화 현상의 골짜기에 있는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까지는 아직 봄바람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들의 평균 가동률은 여전히 70%에도 못 미쳤다. 민간소비와 수출 등에서 드러나고 있는 청신호만 갖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이라고 단정하기 힘든 대목이다. 또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1월 중 생산이 14.2% 증가한 가운데 재고가 13.0%나 늘어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기업들이 생산을 크게 늘린 결과일 수도 있으나,수출이나 내수 등 출하가 기대만큼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건혁 재정경제부 거시팀장은 "경기가 침체기에서 벗어나 회복기로 접어들 때는 '나쁜 신호'와 '좋은 신호'들이 뒤섞여 나타나다가 궁극적으론 모두 '좋은 신호'로 바뀌는 단계를 거친다"며 "지금 우리 경제는 좋은 신호들의 수가 점차 나쁜 신호들보다 많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