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회복 길목에 들어선 건 분명하지만 곳곳에 잠복해 있는 암초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국제 유가와 가파르게 떨어진 원·달러 환율.고유가는 기업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데다 내수위축과 물가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어 회복 경기에 치명적인 악재다. 국내 원유 소비량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이미 지난 80년 2차 오일쇼크 때 가격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이는 국내 석유류 가격을 끌어올려 내수경기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공산이 크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도 해외시장에서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그동안 내수불황 속에서도 경제 버팀목이 됐던 수출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급격한 환율변동에 거의 무방비 상태인 중소 수출업체에는 더욱 큰 타격이다. 유가 환율 등 대외변수는 정부나 기업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데다 대응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다. 이밖에도 북한 핵문제와 중소기업 연체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 등도 경기 회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