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협력업체는 여행사다. 여행사와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회사 매출과도 직결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다양한 공식·비공식 모임을 열어 '윈윈(Win-Win)'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도적인 뒷받침도 물론 중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 플러스'로 불리는 인터넷 항공 예약 구매 시스템.대한항공은 2000년 업계 최초로 인터넷으로 항공권 예약 및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 여행사들에 제공했다. 이 시스템으로 여행사들은 전세계 6백여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예약 및 구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은 여행사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대한항공은 여행사의 항공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수시 교육을 실시해 협력업체의 업무 능률 향상을 돕기도 한다. 협력회사의 발전이 바로 자사의 발전이라는 판단에서다. 여행사 여성 카운터 실장들의 모임인 '수선화회'는 대한항공이 지난 92년 조직했다. 대한항공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업무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작년 3월엔 대한항공 영업 담당 직원들과 수선화 회원들이 하얏트 리젠시 인천 호텔에서 1박2일 합숙하면서 '위기 상황에 대한 도전과 극복'이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유가인상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계의 대처 방안을 함께 모색한 것. 이어 10월엔 대한항공이 신규 취항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수련회도 열었다. 이 행사는 여행사의 일선 책임자들이 신규 취항지를 방문,현지 관광 여건 및 개발 가능성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연말엔 대한항공 항공권 판매를 위해 수고한 여행사 직원들을 시내 소극장으로 초청,인기 뮤지컬인 '아이 러브 유'를 함께 관람하며 인간적 유대도 강화했다. 대한항공이 협력업체를 위해 마련한 제도로는 전자 결제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정부 시책에 맞춰 어음 발행을 없애고 현금과 동일한 전자 결제 시스템을 조기에 도입,협력 업체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한항공의 자재부 총무부 기내식센터 등 주요 부서에 납품하는 9백여 협력업체는 금액이 많을 경우 전자 결제 시스템을 통해 납품 대금을 받는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협력업체는 어음 수령으로 인한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은 대한항공의 신용을 바탕으로 전자 결제 시스템 한도 내에서 은행으로부터 원하는 금액 만큼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자금 조달이 쉬워지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여행사 및 협력업체들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여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특히 신규 노선 개설 등 중요한 정책 결정에도 협력업체들의 건의를 수용해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