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에세이] 진정한 국제화‥고홍식 <삼성토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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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 hs.ko@samsung.com >
영어가 유창하다고 기업이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인재가 되려면 국제 환경 변화에 누구보다 빨리 대처할 수 있는 열린 생각과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최근 아시아 3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에 대한 '가뭄'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내 기업도 글로벌 인재확보를 위해 전 세계를 누비는 등 그 사정이 비슷하다.
그 이유야 다양하게 분석될 수 있겠지만,자기중심적이고 폐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세계중심의 개방적인 사고'에 대한 성찰 부족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필자의 회사는 다국적 기업과 합작을 한 지 일년 반이 지났지만,아직도 '진정한 국제화'를 외국어 잘하고 수출을 많이 하는 것으로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필자는 일본의 가고시마(鹿兒島)에 다녀왔다. 이곳은 일본을 강국으로 만든 메이지 유신의 주체세력을 배출한 곳이다. 동양에서는 최초로 자주적인 근대화 혁명을 이끈 일본의 메이지 유신을 살펴보고 '개방적 글로벌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1868년 일본을 바꾼 메이지 유신은 문명개화와 부국강병을 겨냥한 근대 일본의 건설을 이루어 낸 국가혁명이었다. 그 성공의 원동력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역사의 요행이 아니라 국제 정세변화를 받아들이는 '세계중심의 개방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
쇄국보다 통상개국이 일본의 나아가야 할 길임을 일찌감치 파악해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한 지도자,그리고 그 지도자로부터 철저히 교육받은 일부 사무라이들의 '진정한 국제화 마인드'가 결국 일본 근대화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1859년 찰스 다윈도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종이 종국에는 살아 남는다'고 역설했다. 기업의 생존논리도 마찬가지다.
분명 약육강식의 경제전쟁에서도 반드시 살아 남는 기업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 기업들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낸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이 있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기존 관념을 과감히 탈피하고 개방적인 사고로 세계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면 머지않아 '진정한 국제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