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두바이유가 이틀 연속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3차 오일쇼크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도입 원유의 80%나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가격급등은 이제 겨우 회복기미를 보이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두바이유 가격은 어제 배럴당 42.80달러까지 올라 이미 정부가 올해 평균유가로 예상한 30달러대 초반은커녕,지난해 수립한 고유가 비상대책 기준선인 35달러를 훨씬 넘었다.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고유가 추세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유가폭등이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지나치게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특히 정부는 비상대책 발동이나 에너지 소비절약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당초 계획했던 국가에너지위원회 구성도 미적거리는 등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마디로 최근의 경기 및 증시회복 분위기에 들떠 유가에 대해선 별로 경각심도 갖지 않은 채 아예 손놓고 있는 것 같다는 의구심마저 지우기 어렵다. 고유가로 인한 충격이 어느 나라보다 큰 우리 실정에서 유가상승은 결코 소홀하게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원가부담을 높여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정말 어렵게 다가온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유가급등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수급을 뒷받침할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지금은 에너지 위기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고유가가 기업의 원가나 물가에 전가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유류세 인하 등 비상대책을 서두르고 에너지 저소비산업 구조로의 개편,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