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를 정착시키는 '안전판'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순매수로 전환한 뒤 최근 쏟아져 나오는 프로그램 매물을 꾸준히 소화하며 개인과 함께 주가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모두 2조9천6백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올 1월 8천5백억원어치 순매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조2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2일 "달러가 약세 기조를 보이면서 글로벌펀드들의 해외 주식투자 자금이 크게 늘어 유동성이 매우 좋다"며 "여기에다 한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은 최근 3주 연속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마켓으로의 순유입 지속은 과거 대세상승 초기 국면에서 나타났던 일"이라며 "외국인들의 투자가 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의 바닥을 다져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 강화는 대형 우량주 주가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올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와 금융주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외국인들은 지난 1,2월 2개월간 삼성전자 주식을 5천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IT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또 LG전자를 2월 한 달간 1천8백57억원어치 사들여 월별 순매수 2위 종목에 올려놓았다. 삼성SDI 하이닉스반도체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등 3대 은행주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은행주는 내수경기 회복 수혜주로 대규모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올해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등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