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도 보유자산이 많거나 실적이 우량한 가치주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삼호개발 선광 경남스틸 서산 양지사 부산방직 쌍용건설 등 PBR(주당순자산비율)와 PER(주가수익비율)가 낮은 종목들이 최근 강세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의 주가 급등락이 진정되자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려는 시장의 관심이 가치주로 몰리고 있다"며 "급등주들과의 '괴리도 좁히기'를 감안하면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거래소시장에서 저PBR주들이 떠오른 것도 코스닥 가치주에 대한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가치주 일제히 부상 2일 코스닥시장에서 삼호개발은 저PER 저PBR주로 인식되면서 '사자'가 몰린 데 힘입어 5.08% 상승했다. 동원증권은 이날 "순현금이 51억원으로 시가총액의 30%에 달한다"며 "수도권 신도시 건설 등의 공급 증가로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거래량은 2백70여만주로 평소의 5배 수준을 훌쩍 넘었다. 삼호개발을 비롯해 선광 동국산업 경남스틸 등 주당순자산이 많은 종목들도 동반 강세였다. 선광은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한우티엔씨 승일제관 등도 상승세로 마감됐다. 이들은 테마주 장세가 주춤한 직후인 2월 하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선광 삼호개발은 최근 일주일새 25% 안팎 올랐고 동국산업 경남스틸은 15%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우티엔씨 승일제관 일지테크 등도 꾸준히 오르는 종목들이다. 가치주 대부분은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PBR가 1배도 안된다. 선광은 주당 순자산이 1만9천6백원이나 지난달 28일 종가는 7천9백50원으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밸브를 만드는 영풍정밀도 주당순자산은 2만2천3백원이지만 주가는 8천4백40원이다. 이들은 PER도 낮아 선광은 1.88배에 불과하고 부산방직 푸드웰 양지사 경남스틸 등은 4배를 밑돈다. ◆당분간 상승세 이어진다 최근 가치주들이 각광받는 이유는 테마주의 급등락에 대해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오름폭이 낮은 우량주를 대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치주들은 하역(선광) 직물(부산방직) 레미콘(서산) 내화벽돌(동국산업) 농산물가공(푸드웰) 등 업종성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다. 최근 거래소시장의 자산주 인기도 코스닥 가치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양사 대한제분 등 거래소 자산주들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자 코스닥시장의 비슷한 종목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시영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에선 지수흐름보다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래소시장의 가치주가 뜨고 있고 매수주체도 기관과 외국인 중심으로 바뀌는 만큼 실적과 자산가치가 좋은 종목들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금속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투자자들의 저PBR주 찾기의 일환"이라며 "가치주들이 강세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