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시청 기자회견장에선 모양새가 그리 좋다고만 볼수 없는 보도자료 브리핑이 한 건 있었다. 서울 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2명이 택시업계의 추진사업을 설명하러 온 자리에 서울시청 담당 과장이 직접 사회를 맡아 브리핑을 진행한 것. 석연치 않다는 기자의 생각은 보도자료를 보면서 더욱 강해졌다. '서울 택시서비스 확 바꾸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는 운전자 친절교육을 통해 택시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내용으로 새로울 것도 없었다. 누가 봐도 현재 서울시와 택시업계가 추진중인 택시요금 인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전에 분위기를 잡기 위한 이벤트라는 짐작이 가능한 브리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시 담당 과장은 "택시요금 인상안을 시의회에 상정한 것은 사실이나 어떤 결론도 나지않은 상태니 오해를 말아 달라"는 당부까지 했다. 사실 일반택시요금을 19.5% 인상하겠다는 방안은 법인택시의 경우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중 하나인 택시기사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교통문화운동본부 조사결과 법인택시 기사(5백명 조사)의 79%가 요금인상을 반대했다. 요금이 오르면 매일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사납금이 늘어나고 택시기사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은 없다는게 주된 이유다. 뿐만 아니라 요금인상으로 인한 승객 감소로 운전자들만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법인택시 운전기사들은 토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1년 9월 요금 인상때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자료 설명자로 나선 이강덕 법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요금인상으로 늘어나는 수입 모두를 운전자 실소득으로 돌리겠다"면서도 올해 사납금을 올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노사간의 협의사항"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열악한 택시기사들의 처우개선과 이를 통한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요금인상은 서울시가 택시사업자 이익을 위해 총대를 멨다는 비난을 불러올수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김철수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