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7년여간 유지해온 김승유 행장 체제를 마감하고 김종열 부행장(53)을 새로운 CEO 후보로 옹립한 것은 세대교체의 의미를 담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53)과 함께 시중은행장 중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52) 다음으로 젊은 행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세대교체의 의미는 지주회사설립 준비위원장을 맡게 될 윤교중 수석부행장(61)과의 관계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윤 수석은 지난 7년간 행내 2인자로서 안살림을 도맡아 왔으며,한 때 차기 행장후보로 유력했던 인물이다. 이런 윤 수석 대신 김 후보가 지명됐다는 것은 '현 체제 유지'보다는 분위기 쇄신 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의미한다. ◆김종열호 성공할까 김 후보의 최대 동지이자 넘어야 할 산은 바로 김승유 행장이다. 2선에서 충심어린 조언을 해줄 사람이 바로 김 행장이다. 반면 새 행장에게는 '비교 대상이 되는' 전임자이기도 하다. 행내는 물론 투자자,고객들조차 김 행장에 대한 호의적인 기억들로 김 후보를 비교평가할 게 분명하다. 김 행장과 구별되는 새로운 경영스타일로 행내외에서 인정을 받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행장이 교체되더라도 다른 조직에서와 같은 물갈이성 인사나 분파주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윤 수석,김 후보 모두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하나은행을 함께 이끌어온 정통파들인데다 알력관계도 없었다. 또 김 후보는 차기 행장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선배가 먼저 하고 그 다음에나 내 차례가 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자신을 낮춰와 그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다. 부하직원들도 윤 수석과 김 후보를 놓고 '줄대기'를 하는 행태가 없었다. ◆김종열 어떤 사람인가 김후보는 하나은행에서 인사부장,경영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2001년 부행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98년 충청은행,99년 보람은행을 각각 인수할 때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 합병을 선두에서 지휘했고 2002년엔 하나·서울은행 통합추진기획단장을 역임하는 등 하나은행의 M&A(인수합병) 역사에서 항상 '야전사령관' 역할을 했다. 2002년 기업고객사업본부를 지휘하면서 대기업 편중영업을 해소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강화해 매년 20% 이상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다. 취미는 바둑이며 부인 박창희 여사와의 사이에 1남을 두고 있다. 매일 오전 7시에 각종 세미나 포럼 토론 등을 찾아다니는 등 자기관리에 엄격하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