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한국은행발(發) 세계 금융시장 쇼크가 2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미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도 반영돼 논란이 벌어졌다. 미국이 외국의 돈을 빌려 적자를 메우는 것을 비판해온 민주당측은 한은발 쇼크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존 스프래트 의원이 나서 "오늘날 외국에 진 빚이 증대하고 있어 과거 미국 국민에게 국내적으로 빚졌던 때와 질적으로 다르다"며 우려를표시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의장은 "국내 저축이 낮아져 국내 투자를 위해 재무부 국채를 발행해 외국의 저축을 빌리는 것이며, 외국 입장에선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라고말하자, 스프래트 의원은 "미국에 투자하지 않기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현재 투자하기를 원한다는 것은대미 투자를 매력적으로 본다는 뜻"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국내저축이 너무 낮은 것이므로, 해답은 외국인의 국채 매입을 금하는 데 있지 않고 외국의 저축을 빌리지 않아도 되도록 국내 저축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에 있다"고 말했다. 스프래트 의원이 거듭 "외국인들이 달러화 보유가 충분하다고 판단, 다변화를위해 다른 통화로 옮겨가는 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그린스펀 의장은"다변화 목적으로 움직일 때가 올 수 있고, 언론에 현저한 미 달러화 이탈 등의 루머가 있기는 했으나, 현재 진행중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거듭 현재형이 아님을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앞으로 수년후엔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이라면서도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구성 다각화 방침 보고를 가리킨 듯 "최근 일어나고 있는 것이기술적인 변동 이상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같은 답변에 공화당의 로저 위커 의원은 "미국이 외국에 진빚의 규모에 관한 공연한 불안감을 일소해줘 감사하다"며 "중국이나 한국이 우리 국채를 더 이상 매입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즉 투자액을 회수하기로 함으로써 위기를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이 틀린 것임이 오늘 밝혀진 것은 좋은 일"이라며 "외국이 우리 채무증서를 팔려고 내놓으면 공개시장에서 원매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