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이 정책위의장직과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의원이 지난해 총선에서 박근혜 대표와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고,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내는 등 박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서 당에 주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특히 그가 당 선진화 프로젝트 및 이념적 틀을 세우는 작업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박 의원의 사퇴는 당 혁신작업에도 차질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박 의원은 3일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의총에서 밝힌 그대로다"면서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맡겨달라"고 여운을 뒀다.


박 의원이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학자로서 가진 생각과 정치현실과의 괴리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대통령 탄핵사태후 우리 사회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 같아 균형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며 "한나라당을 비전과 정책을 갖춘 정당으로 키우는데 힘쓰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국회가 정부의 잘못된 결정을,야당이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부화뇌동했다"며 "국회와 야당이 제 역할과 본분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 의원이 표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비례대표라는 점에서 일단 소신에 따른 행동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의원은 "지도부는 물론 의원들이 야당의 본분을 지켰는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진정한 환골탈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