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05년 3월의 구로공단] 어! 여기가 구로공단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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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구로공단을 한 번쯤이라도 가본 사람이 요즘 이곳(서울디지털산업단지)을 다시 찾으면 두번 놀란다.
첫번째는 높이 치솟은 아파트형 공장을 보면서 "이 곳이 공단 맞아"라면서 놀라고 두번째는 "종업원들은 다 어디갔어"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겉모습과 내용 모두가 그렇다.
우선 90년대 후반까지 구로공단 하면 떠올리던 단층의 회색 공장 건물들이 사라졌다.
대신 화려한 외관의 고층 아파트형공장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공단본부가 입주해 있는 키콕스벤처센터 옥상에 올라가보면 공단이 마천루로 변해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야경도 뽐낼 만하다.
쓸쓸한 겨울 이미지에서 화려한 봄으로 바뀐 셈이다.
겉모습만 보면 강남이나 여의도의 첨단 오피스텔지구가 부럽지 않다.
공단의 콘텐츠도 크게 바뀌었다.
3D업종 관련기업은 해외나 지방으로 떠나고,IT와 지식산업 분야 벤처기업들의 텃밭으로 바뀌고 있다.
때문에 개발연대의 '눈물의 주인공'들도 사라지고,대신 캐주얼 차림의 젊고 발랄한 신세대 직장인들이 꽉 들어차 있다.
빵보다는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이들 '디밸족(디지털밸리족)'이 구로공단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이들 20∼30대 젊은 벤처인력이 대거 유입된 덕에 공단 근처에는 외국어회화학원,헬스클럽,골프연습장,패밀리레스토랑,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등 이들의 생활패턴을 반영하는 상업시설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디밸족 중심으로 공단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