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 신세계의 전·현직 대표이사급 임원들이 신세계 주식으로만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경쟁업체 임원들은 물론 일반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주주명부를 폐쇄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4만8천7백98주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강 백화점 부문 대표는 4만8천7백65주로 비슷한 물량을 갖고 있다. 지난 3일 종가(3만1천8백원)를 기준으로 할 경우,두 사람은 각각 1백50억원 가량의 자산을 보유한 셈이다. 특히 주목되는 인사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이마트 부문 대표에 오른 이경상 부사장. 그는 지난해 말 현재 총 7만9천4백36주를 보유,평가액이 2백52억원에 이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신세계의 트로이카로 불렸던 구 사장과 석 대표,황경규 전 이마트 대표에게만 관심을 기울였으나 뜻밖에 가장 '알짜 부자'는 이 신임 이마트 대표로 나타난 것이다. 이 대표는 1975년 삼성그룹 공채 15기로 신세계에 입사한 뒤,여러 요직을 거치며 30년째 신세계맨으로 일해왔다. 반면 구 사장은 삼성 공채 13기지만 삼성전자로 입사,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96년에 신세계 전무로 영입됐다. 보유주식수가 차이나는 것은 이처럼 신세계 근무 경력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황 전 대표는 3만7천3백93주,1백18억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 그는 이마트 대표만 7년째 장수했으며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도 상담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 주가는 93년에 3만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12년 만에 30만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대표와 석 대표는 신세계 주가가 낮았던 90년대 초반부터 증자에 적극 참여해 주식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명예와 부를 동시에 가져다준 생생한 사례인 셈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