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는 지난 40년간 3천8백만부가 팔린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씨가 후학 양성을 위해 1981년 2백억원을 들여 설립한 학교다. 홍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자립형 사립고 전환 이후 학생들은 연간 등록금으로 일반학교의 세 배에 이르는 4백만원을 내면서 귀족학교라는 일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입학 지원자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홍 이사장은 그동안 학교시설을 증축하면서 1천2백억원을 썼으며 앞으로 1백억원을 더 들여 체육관을 지을 계획이다. 또 학교 운영비의 부족분 20억원가량을 해마다 자비로 메우고 있다. 이런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홍 이사장은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철저한 엘리트 위주 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 교육정책도 평준화 일변도에서 탈피해야 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대에서 일등을 길러내지 못하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는 지론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학을 사학답게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행 자립형 사립고에 학생 선발권,교육과정 편성권,수업료 책정권 등의 자율성을 부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규제를 가하는 모순된 정부정책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교육의 특성화,다양화를 위한 특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학교법인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현행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립형 사립고 출신 학생들이 대학입시 전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학에서도 다양한 신입생 선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