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라크 재무장관 서명을 조심하세요.' 이라크 정정불안을 틈탄 국제사기단의 수출 사기가 기승을 부려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참가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4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장비 수출업체인 A사는 이라크 내 국제사기단으로 추정되는 아루마(Aruma)라는 무역중개업체와 2천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기 직전 이 업체가 보내온 '물품대금 지급결의서' 등 각종 서류가 허위임을 뒤늦게 확인하고 가까스로 피해를 모면했다. 아루마사는 A사에 보낸 서류에 이라크 정부의 공식 엠블렘은 물론 이라크 재무부 장관이 수출대금 지급을 보증한다는 가짜 서명까지 넣는 등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특히 수출계약 성사로 이라크 정부로부터 받게 될 6백만달러의 커미션 가운데 1백20만달러를 보내주겠다는 조건을 미끼로 계약이전에 건설장비를 선적하라는 요구도 전해왔다. 물품 선적을 재촉하는 이 업체를 의심한 A사는 주(駐)이라크 한국대사관에 계약의 진위여부를 의뢰했고,이라크 재무부에 확인한 결과 수출대금 지급보증이거짓으로 드러났다. 아루마사 또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업체로 밝혀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라크 재무부에 확인해보니 한국 A사는 물론 다른 외국 공관에도 비슷한 수법의 수출사기 시도에 대한 확인 요청이 3∼4건 들어왔다"며 "이라크 정부가 수출대금 지급을 보증한다는 말만 믿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통상투자진흥과 (02)2100-7664,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kembiraq@mofat.go.kr)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