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국가연합(CIS)에 속한 몰도바에서 6일 총선이 실시된다. 101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는 여당인 공산당을 비롯해 15개 정당이 참가한다. 지난 2001년 총선에서는 101석 의석 가운데 70석을 공산당이 차지했으며 이번총선에서도 공산당이 무난히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심거리는 그루지야, 우크라이나에 이어 또한번의 '시민혁명'이 발생할지 여부. 블라디미르 보로닌 대통령과 공산당이 모두 친(親)유럽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은 편파적인 언론 보도 등 선거 부정에 대해 강력히 비난해왔다. 이에 따라 야당들은 부정 선거가 치러질 경우 대규모 항의 시위에 나서겠다고벼르고 있다. 기독교민주당의 루리에 로스카 당수는 "모든 몰도바 국민은 붉은색(공산당)을대신할 우크라이나 오렌지 물결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선거후 우크라이나처럼 시위와 록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빅토르 초바누 당수도 "정부와 공산당은 선거를 앞두고 야당 인사 구속, 언론 통제, 야당 집회 해산 등 부정을 저질러왔다"면서 "'오렌지 혁명'과 유사한 대형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달리 야당 세력이 분열돼 있으며 개혁적 마인드의 야당 인사들이 없기 때문에 시민혁명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야당들은 장미색, 황금색 등 저마다 다른 상징색을 사용하는 등 정부와 공산당에 맞선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하나 주목할 점은 몰도바 주요 정당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대개 반(反)러시아,친유럽 성향이라는 점. 보로닌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친러를 표방하며 당선됐지만 2003년부터 역내 친러 자치공화국인 드네스트르 문제로 러시아와 갈등하며 친유럽으로 돌아섰다. 러시아 당국은 드네스트르에 1천200명을 자국군을 상주시킨채 몰도바에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철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러시아 두마(하원)는 지난 4일 정부 당국에 대(對)몰도바 경제 제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보로닌 대통령은 몰도바 총선을 방해하려는 '무례한' 행동이라고 반박하는 등 양국간 정쟁이 가속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몰도바 수도인 키시뇨프의 세라핌 우레친 시장이 이끄는 '민주몰도바블록'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당도 유럽연합(EU)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