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적립식 펀드, 오래 보유해야 고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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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테크 시장에서는 '주식형 펀드의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적립식 펀드를 비롯한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높다.
자산운용업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의 수탁액은 올 2월말 현재 9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1조2천억원 늘었다.
혼합형 펀드도 6천억원 증가한 35조2천억원에 달했다.
미국에서 주식으로 저축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간접투자 열풍이 불었던 1980년대 초나 국내 증시에서 바이코리아 펀드가 인기를 끌었던 90년대 말과 비교된다.
당시 미국과 한국 상황을 감안해 주식형 펀드에 관심 있는 재테크 생활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너무 높은 수익을 기대하지 말라는 점이다.
특히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 펀드=고수익'의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대체로 경제성장률(혹은 정기예금 금리)에 소비자물가 상승을 더한 정도의 수익률을 낸다는 시각에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
외환위기 이후 증권사를 중심으로 내놓은 모든 주식형 펀드 가운데 △저평가되고 △배당 가능성이 높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주식을 대상으로 운용했던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
여러 요인이 있으나 국내 증시가 해외에 급속히 노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고 외국인 비중이 약 43%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세가지 잣대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운용하는 펀드들이 수익을 낼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다만 이런 요인들이 이제는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라는 점이다.
오히려 경제발전 단계가 낮거나 외환·금융 자유화를 뒤늦게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우리와 비슷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저평가·고배당·글로벌 경쟁력의 잣대로 국내 증시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퍼시픽 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대상으로 운용 범위를 넓히는 펀드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부 국내 증권사들도 이런 유형의 펀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식형 펀드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상품은 가장 먼저 내놓는 상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어느 금융기관이든 간에 1호 상품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 이후 판매하는 상품이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끌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와 같은 간접상품은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우리와 같은 성장단계에 놓인 국가일수록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
가장 가까운 예로 2000년의 경우 단기간 고수익을 노리는 스폿 펀드가 많았던 것이 투자자들은 투자자들대로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진입한 지 하루 만에 다시 무너진 가장 큰 요인이었다.
결국 적립식 펀드를 비롯한 주식형 펀드도 주식으로 저축한다는 시각에서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가장 높은 수익을 얻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현 시점에서 한번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