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호주가 자금조달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특히 아시아 기업들이 호주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제기채시장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기업들의 신용을 바탕으로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미국의 양키본드 시장,일본의 사무라이본드 시장,유럽의 유로채 시장과 같은 제도권 시장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들의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국제사채시장이다.


조세회피지역이 대표적이다.


호주가 이처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제자금조달 시장의 생명과도 같은 안정성이 충족돼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리적으로나 국가간의 이해관계가 안정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종전의 자금조달시장은 테러 등의 위협에 시달리는 상태다.


경제여건도 견실하다.


최근 몇년간 호주는 경제성장률 3%대,소비자물가상승률 2%대의 고성장·저물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금리 등 가격변수 움직임도 변동폭이 적다.


대조적으로 일본과 유럽경제는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부진하다.


비록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수준을 옷돌고 있으나 쌍둥이 적자로 종전처럼 강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즘 분위기다.


이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흔들리고 안전자산으로 달러표시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유동성도 비교적 풍부하다.


현재 미국은 쌍둥이 적자로,일본과 유럽은 재정적자로 시달리고 있다.


특히 개별 경제주체면에서도 미국의 경우 민간저축률이 0%에 근접할 만큼 악화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호주는 재정수지가 견실하다.


또 그동안 적자폭이 컸던 경상수지는 지난해 이후 개선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금조달과 관련된 규제도 역전되고 있다.


종전의 자유로웠던 미국과 유럽은 테러 위협 등으로 사람의 이동이 강화되면서 자금조달 규제도 함께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백호주의 등으로 보수성향이 강했던 호주는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과 맞물리면서 자금조달 규제가 조세회피지역에 버금갈 정도로 대폭 완화되고 있다.


호주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들의 요구에 맞는다.


기업 입장에서 양질의 자금이란 금리가 싸고 장기간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1선 자금 역할을 해오고 있는 유태계 자금과 미국계 자금은 갈수록 투기적인 성격이 강해지는 추세다.


또 2000년대 이후 중국경제 급부상과 함께 시장 진출의 부수적인 효과로 각광을 받았던 화교계 자금은 지난해 10월말 이후 고정금리의 틀이 깨지면서 금리면에서 매력을 잃고 있다.


다소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나 호주자금은 투기성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장기간 자금확보가 가능하고 조달금리도 높지 않은 편이다.


앞으로 자금조달시장으로 호주가 계속해서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성장동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존자원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3%대 이상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가격변수도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러,금리인상,통화가치 불안 등으로 종전의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대체시장으로 호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도 외환위기 이후 뉴욕과 런던,홍콩을 위주로 실시해 오고 있는 '한국경제 설명회'의 대상시장으로 호주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