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최근 상승장에서 자사주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려 화제다. 김한 메리츠증권 부회장과 강찬수 서울증권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 김 부회장은 8개월만에 1백18%(13억1천6백만원),강 회장은 1개월여만에 50.0%(4억8백만원)의 수익률을 각각 올려 유명 펀드매니저 못지 않은 투자실력을 과시했다. 김 부회장은 증권주가 바닥권에 있던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11억9백만원을 투입,메리츠증권 주식 50만주를 주당 평균 2천2백17원에 사들였다. 메리츠증권 주가는 김 부회장이 주식매입을 마친 작년 12월부터 본격 상승세를 타 지난 4일 현재 4천8백5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그의 보유주식 평가금액은 투자금액의 두배를 웃도는 24억2천5백만원에 달한다. 메리츠증권의 한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당초 경영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장기보유를 목적으로 주식을 샀으나 주식매입 직후 증권주 동반강세를 타고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오히려 당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위야 어찌됐건 김 부회장이 살 때 따라 살 걸 그랬다고 아쉬워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강찬수 회장은 증권주의 급등세가 확연해진 지난 1월 말과 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주당 2천7백12원씩에 모두 30만1천주를 사들였다. 이중 10만1천주는 평균 3천7백70원에 이미 매도했고 나머지는 계속 보유 중이다. 매각차익과 평가금액을 합치면 모두 12억2천4백만원으로 투자원금(8억1천6백만원)이 한달새 50% 불어난 셈이다. 강 회장은 과거에 보유 중이던 80만주를 합쳐 현재 모두 1백만주의 자사주를 갖고 있다. 보유지분을 공시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3월 이후 매입분 48만8천주의 평균매입단가는 2천5백원 수준이어서 총 투자수익은 1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