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몇%대를 기록할 것 같습니까?" "사상 최고 순익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향후 전망도 밝은가요?" 지난 5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 2백6호.한국경제신문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5대 경제지를 교재로 사용하는 NIE(Newspaper In Education) 강좌가 시작된 첫 시간부터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산업연구(한국경제신문으로 배우는 한국의 산업)'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이번 NIE 강의는 첫 시간에는 간단한 강의 소개로만 끝나는 여느 강의와 다른 모습이었다. 이 학교 경영대 김대호 교수와 공동강의자로 나선 이학영 한경 경제부장이 학생들의 이같은 심도있는 질문에 찬찬히 답을 한 뒤 "이번 학기 강의가 끝날 때쯤이면 이 문제에 대해 여러분 모두가 저마다의 답을 찾게 될 것"이라 말하자 학생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70명이 들어가는 강의실에 1백여명의 학생이 찾아오자 학교측은 즉시 수강인원 제한을 풀었고 다음 강의부터는 2백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경영관 대강당으로 강의 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수강신청 변경 마감일인 7일이 되면 수강생이 1백5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처럼 학생들이 NIE 강의에 몰리는 이유는 신문을 통해 죽어있는 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현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게 수강생들의 설명이다. 전홍민씨(24·경영학과 3학년)는 "신문 읽기를 좋아하는 데다 이 강의를 듣고 나면 현실 경제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길 것 같아 수강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같은 과 안드레씨(23·여)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여러 경제계 인사들이 초빙되기 때문에 한 사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강의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강의를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종강 때쯤이면 경제활동을 중심으로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기대감을 뒷받침했다. 중간·기말고사 없이 매달 한 번씩 제출하면 되는 리포트 제목도 '이헌재와 한국경제'나 '삼성전자의 비결' 등 현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구체적인 주제들이다. 물론 스스로 핫이슈라 생각되면 정해진 주제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날 첫 강의를 듣고 난 학생들은 대부분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경수씨(25·경영학과)는 "신문이 교재라는 점뿐만 아니라 다른 강의와 달리 자유로운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매운 참신했다"며 수강 소감을 전했다. 같은과 3학년 최대로씨(24)는 "1년 전 이론도 금방 낡은 것이 되는 경영학 특성을 가장 잘 보완해주는 것이 신문을 통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강의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는 이번 학기부터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원 MBA 과정에서도 NIE 강의를 개설했다. '산업정책론'이라는 이름으로 김 교수가 담당하는 이 강의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LG-포스코관 4백33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